대학로 연극   article search resul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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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사랑은 서로 아끼는 사이에 완성된다.
연극의 시작은 텅 빈 무대에서 강한 조명으로 시작했다. 늘 그렇듯이 원작이 있는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것엔 만족감보단 허전함이 더 컸다. 그래도 연극의 매력으로 기대감이 가득했다. 책을 본지 몇 해가 지났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억 속 느낌을 되새김질 하는 사이 연극은 시작했다.
남녀는 말하고 행동하고 표현하고 사랑하는 방식이 같지 않다. 즉 다르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런 그들이 사랑을 하면서 상대방이 나와 같기를, 나와 같은 곳을 보기를 원하기 시작하면서 파도가 몰아친다. 

무대 위에선 20대, 30대, 40대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졌다. 남녀는 화성과 금성까지 들먹일 만큼 너무도 다르다. 그 하나의 주제가 세 커플의 사랑이야기에 잔잔히 깔려있었다. 다른 남녀가 서로 이해하고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면 덜 상처받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 조금은 통속적이지만 남녀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늘 할 수 밖에 없는 소재인 것 같다.
나는 남녀가 다르다는 것 보다는 세 가지 다른 모습의 사랑이야기가 더 끌렸다.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사랑의 모습은 다양해지니까.

20대의 사랑은 감정 소비가 많다. 늘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가 힘에 부치는 남자. 유치하면서도 어쩌면 저런 모습의 사랑이 지금 20대가 하는 사랑, 그것이겠구나. 싶었다. 감정 소비에 아낌없이 뜨겁게 사랑하는 그들은, 그들이 하는 게 사랑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싶었다.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나하고 되돌아봤지만 표현하진 않았었지만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한 마음은 내 안에 있었던 듯하다. 저렇게 표현했으면 가슴에 묻히지 않았을까 하는.. 부러움도 있었다.

30대의 사랑은 가슴이 저렸다. ‘그래, 떠나자.‘ 했던 여자의 마음이 행복을 기대하기 보다는 행복을 놓고 가슴을 뜯으며 떠나는 듯했다. 그런 여자를 붙잡을 수 없는 남자. 엔딩 장면에서 여자가 듣고 싶다던 말은 무엇일까.
그 둘은 너무 사랑했지만 상황이, 환경이 자꾸 채찍질을 했다. 쉽게 놓지 못하는 여자의 마음이 공감이 가는 건 왜 일까. 여자가 남자와 이별하는 장면에선 가슴이 먹먹해졌다. 슬프지 않은 이별은 없겠지만 정말 사랑이었다면 그 선택에 찢기도 아픈 건 그 둘이 똑같을 거란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눈물, 콧물 질질 짜면서 본 나는 뭐가 그리 슬펐을까 싶다.

40대의 사랑은 따뜻했다. 우리 주변에, 내 부모님의 모습이 저러했다. 40대 여자 배우의 농익은 연기와 그 둘이 바둑판을 놓고 알까기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저렇게 사랑하며 늙을 수 있을까 싶다. 평범해서 예쁜 사랑이야기였다. 그 때의 사랑은 희생과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책을 읽으면서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남녀가 그렇게 달라서 사랑은 행복이란 것과 동의어가 될 수 있다고. 공감 가는 어떤 부분을 읽었을 땐 ‘아, 이래서 그랬구나.’ 를 연신 외쳤었다. 책과 마찬가지로 연극 또한 남녀 간의 차이를 십분 공감하고 금성인 여자로 살고 있는 내 마음속 지도까지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나를 울고 웃게 했던 따뜻한 연극이었다.

< written by Kwon >

*  자리에 함께 했던 분이 후기를 써주셨습니다.
2008/03/12 18:06 2008/03/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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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wrote at 2008/03/27 10:12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wrote at 2008/05/01 16:47
저도 전에 여자친구와 함게 봤던 연극이네요.
내용이 참 와닿죠. 여자친구에게 더 잘해줘야 겠다고 생각했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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